물과 몸: 생성으로 얽혀들기 (인천아트플랫폼 이론가 매칭 2022)

글. 문유진 (독립큐레이터)

동시대 회화의 형식 확장과 전위적 태도는 굳이 강조해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익숙한 경향이 된 듯하다. 평면은 공간을 향해 튀어나오고, 지지체(support)는 평면을 보조하지 않으며, 이미지는 구조 그 자체가 된다. 회화를 정의하던 물질, 개념, 차원은 고정불변한 조건으로서가 아니라, 복잡하게 연결되고 엮이며 교접되는 이질적인 요소 중 하나로서 작품을 구성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주목할 것은 잡종성 그 자체보다 그러한 변이 실험에서 나타나는 능동성이다. 엄청난 힘으로 자신을 끌어당기는 과거의 관념으로부터 스스로를 떼어내려는 의지와 실제로 앞으로 걸음을 떼는 행위를 통해 회화는 역동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신현정의 ‘회화’는 그 역동 한가운데에 있다. 2022년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하며 신현정은 두 번의 쇼케이스를 통해 신작을 발표했다. 그 중 여름으로 막 넘어가는 시점에 열린 《해수와 림프액, 투명함에 기대어》(인천아트플랫폼 프로젝트 스페이스 3, 2022. 5. 31.~6. 26.)에서 작가는 공간을 작품의 형식 요소로서 본격적으로 다룬 동명의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인천아트플랫폼의 여러 건물을 가로지르는 골목(신포로 15길)에 맞닿아 있는 프로젝트 스페이스 3은 깊이가 1m 남짓 되는 ㄷ자형 구조의 공간으로, 흰 벽면을 배경으로 하고 전면은 통유리로 된 3개의 직육면체로 나누어져 있다. 작가는 이 좁다란 공간 속으로 들어가서 해수와 림프액을 펼친다. 넓게 펴고, 길게 늘어뜨리고, 방향을 꺾어 매달았다. 인공 안료와 천연염료가 불규칙한 패턴의 흔적을 남긴 천들이 각기 다른 자세로 정면을 향해 있다. 감상자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게 되는 이 천들은 모종의 움직임을 내포한 채 무대 위에서 제각기 역할에 매진하고 있는 듯하다. 그 움직임은 물질과 행위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생성된 것으로, 우리는 투명한 장막 건너편에서 그것의 잔상을 보는 셈이다.

그 운동 잔상을 이해하기 위해 나는 물에 주목해 보려고 한다. <해수와 림프액, 투명함에 기대어>(2022)에서 물은 핵심적인 개념이자 도구로서 자리한다. 신현정은 지난 10여 년 동안 작업을 통해 유동성과 양면성, 안과 밖의 계면을 꾸준히 탐구해 왔는데, 그러한 맥락에 비추어 보아도 물은 대단히 수용적인 소재가 된다. 물이야말로 경계 없는, 흐르는, 투명하게 스며드는 물질 그 자체가 아닌가!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천들은 느슨하게 짜인 가벼운 섬유 원단에 작가가 수성 안료로 색을 입혀 제작한 것이다. 표면과 색을 연결하고, 그것에 다시 입체 구조를 부여하는 신현정의 회화 방법론은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그는 면, 텐셀, 폴리시폰, 인견처럼 조금씩 다른 질감을 가진 섬유들에 여러 종류의 색을 스며들게 했다. 여기서 물은 아크릴, 천연염료, 잉크가 움직이는 공간인 동시에 미세한 안료 입자들의 이동 수단(vehicle)이며, 입자들이 그려내는 패턴을 천으로 옮겨주는 매질이기도 하다. 색이 움직이고, 머물렀다가, 다른 색과 어우러지며 더욱 안정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 곳으로 건너가게 해 주는 장소이자 작용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작가는 그 과정에서 “내맡김”의 순간을 경험한다. 물의 작용이 작가 자신의 행위를 이끌어내고 작품이 ‘되어가게’ 하는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신 그는 천의 속성에 따라 각기 다른 속도로 번지고 스며든 색, 즉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정묘하고 때론 원시적인 느낌마저 들게 하는” 물질과 운동의 흔적들이 투명한 벽 뒤편에서 배치(assemblage)를 이루게 한다. 그것은 우선 삼차원적·장소적 관계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보다 본질적으로, 그 배치 속에서 작가와 물질의 이분법은 무력해지고, 작가를 포함한 여러 요소들의 효과는 서로 뒤엉킴으로써 진동하고 존재하게 된다.

투명함은 그 관계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장치다. 윈도우 갤러리에 설치된 얇은 장막들은 작가가 겹쳐놓은 다른 장막의 색과 그림자를 머금게 된다. 뒤의 색이 앞의 천에 스며드는 것이다. 유리벽을 투과하는 햇빛의 각도와 세기에 따라 그 비침-스며듦의 정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한편, 보일 듯 말 듯 가녀린 품새로 천 사이에 걸려 있는 그물은 이 장면에 또 하나의 패턴과 움직임을 더한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화려하고 강렬한 색의 장막들과 대조를 이루는 희미한 선으로서,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장막의 평면을 연결하며 입체적 공간감을 더하는 망으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어떤 공간-상황을 장악하는 낯선 기운…. 어쩌면 작가는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이자 상징인 버려진 어망을 ‘해수와 림프액’ 속에 펼쳐놓음으로써 투명함의 여러 의미를 내보이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수용적이고 분명히 파악 가능한 면모, 그리고 투명한 물속의 투명한 어망처럼 투명함이 겹쳐질 때의 “섬뜩한” 힘을 말이다.

이처럼 <해수와 림프액, 투명함에 기대어>에서 작가가 탐색했던 물질-작용의 관계는 《멀베리, 락스, 아크릴의 상태》(인천아트플랫폼 프로젝트 스페이스 2, 인천, 2022. 10. 7.~16.)에서 공간적으로 좀 더 확장된다. 이 작품은 회화를 표면과 지지대로 인수분해하고, 각 인수를 물질·구조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실험한 <물과 철>(2017), (2020) 등의 이전 작업의 구조에 기반하되, 감상자가 작품 속으로 들어와 유영할 수 있는 공간 그 자체로서 구성됐다. 작가는 천-표면이 공간-구조에 정착해 가는 과정을 작품에 포함시킨 <적응과 회피의 메들리―Colors you can eat and sweat>(2018), <행성의 앞면과 뒷면- 운동성, 이온, 파도>(2019)의 설정을 이어가면서도 이번에는 감상자가 <멀베리, 락스, 아크릴의 상태>(2022)에 온전히 스며들어 보도록 좀 더 적극적인 초대를 하고 있다. 신현정의 회화가 뼈와 피부로 구성된 세계라면, 이 작품에서 감상자는 뼈와 피부가 얽히고설키면서 만들어지고 있는 가상의 조직-공간에 있게 되는 셈이다.

작가는 그 세계로의 진입을 도와줄 안내문을 가정법과 의문형으로 제시한다. “자신의 몸이 한계 없이 확장된다면…; 자신의 몸이 투명하고 유연해진다면…; 색과 무늬로 자신도 물들여진다면…; 피부 아래 흐르는 액체가 느껴지는가?” 이쯤에서 우리는 신현정의 회화에서 몸의 지위(niche)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몸은 신현정의 회화 그 자체를 나타내는 은유로서, 작품의 제목과 구조에서 이미 자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우리의 촉수가 향하는 곳은 그 수사(修辭)에 양분을 공급하는 토양, 즉 몸을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현장이자, 주변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 자신이 구성되는 중에 또 다른 몸을 생성해 내는 행위능력(agency)으로 보는 관념이다.

나는 여기서 계속해서 움직이고, 수정하며, 이동 가능성이 내재된 정착을 수행 중인 어떤 몸을 떠올린다. 하나의 종(種)이 속한 일종의 범위이면서 복잡한 사건들이 주변 환경과 맞물려 일어나며 ‘다시 쓰기’가 진행되는 장소로서 이 ‘둥지’는 어쩌면 무언가가 되어가는 중이면서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힘-상태 -작용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어떤 행위일 수도 있고, 어떤 형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의지를 가진 주체일 수도 있고, 복잡하게 얽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인자들이 만들어내는 현상일 수도 있겠다. 그 둘 다일 수도 있다. 모호하고 정의내리기 어려운 이 힘을 우리는 서로 얽힘으로써 살아있게 되는, 생성의 역능으로 이해할 수 있다.

<멀베리, 락스, 아크릴의 상태>는 상이한 물질들과 그 작용을 패치워크로 기록한 작업이다. 전시장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커다란 장막들은 굽이치는 물결에 휩쓸려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기라도 한 듯 특정 할 수 없는 열린 형태로 공중에 매달려 있다. 멀베리 염료의 초록빛을 공통분모로 한 장막들이 벽에 기대 거나 천장에서 흘러내리며 우리와 섞인다. 표면들이 입체가 되다 만 구조들과 바느질로써 엮이고, 천연염료가 내는 편안한 색감, 아크릴 안료의 선명하고 쾌활한 기운이 뒤섞여 움직인다. 이에 더해 작가는 색을 입힌 천을 다시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산화시키는 방식으로 강렬한 화학 작용의 흔적을 강조함으로써 염 색과 탈색, 더하기와 빼기, 적시기와 태우기와 같은 대립항들이 공존하는 표면을 구축하고 있다.

결국 신현정이 인천에서 선보인 두 작품은 작가의 초대를 받은 개별 물질들이 시간차를 두고 자신의 힘을 드러낸 상태가 여러 겹의 관계를 이루며 어떤 실재를 구성하게 되는 과정으로서 이해할 수 있다. 작 가는 자연과 인위, 순수와 합성, 작용-영향, 내부-외부가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혼재하며 생성해내는 몸 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일 뿐이다. 우리는 그 몸과 접촉하여 비로소 작가의 호흡, 물의 흐름, 대기의 떨림을 알아차린다. 창작자와 감상자의 지각과 의지를 앞선 살아있음, 신현정의 감각과 ‘물질의 상상’이 얽혀있는 그 생성의 둥지에서 우리-각자의 살갗은 활발하게 일어나며 전이되는 정동(情動)에 닿는다.

참고문헌
구경아·박선욱.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 이론에 대한 검토 및 제언」. 『한국환경생태학회지』 제35권 4호(2021): 316-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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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규민. 『신유물론 입문: 새로운 물질성과 횡단성』. 성남: 두번째테제, 2022.
베넷, 제인. 『생동하는 물질: 사물에 대한 정치생태학』. 문성재 옮김. 서울: 현실문화, 2020.
앨러이모, 스테이시. 『말, 살, 흙』. 윤준, 김종갑 옮김. 서울: 그린비, 2018.
Bachelard, Gaston. “Une rêverie de la matière,” Le droit de rêver. Paris: Les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1970. 국내 번역본은 다음을 참고. 가스통 바슐라르. 『꿈꿀 권리』. 이가림 옮김. 파주: 열화당, 2018.
Barad, Karen. Meeting the Universe Halfway: Quantum Physics and the Entanglement of Matter and Meaning. Durham, NC: Duke University Press,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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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유진은 동시대 미술과 공예를 탐구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글을 쓴다. 동시대 예술과 사회적 조건의 관계, 예술 행위 에서 물질의 역동과 감각의 작용을 탐구하며 꾸준히 글을 쓰고 있으며, 지식생산 활동으로서의 창의적 기획과 윤리적 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국공립 기관에서 학예사로 재직하며 세 차례 비엔날레의 전시·학술 프로그램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전시, 워크숍, 퍼포먼스를 20여 회 기획했다. 2011년부터 큐레이토리얼 콜렉티브 더리튼핸즈(The Written Hands)를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및 예술가로 팀을 구성·해산하는 체제로 전시, 퍼포먼스, 출판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Watery Body: Becoming in Entanglement

Moon Yujin

The contemporary painting’s expanded form and avant-garde approach is familiar and nothing worth the hype anymore. The flat surface jumps out into space, the support does not support the flat surface, and the image becomes the structure itself. The materials, concepts, and dimensions that defined painting come to compose the work, not as fixed invariable conditions, but as heterogeneous elements that are complexly connected, tangled, and exchanged. What should be noted here is the activeness in such mutation experiments than hybridity itself. Painting is becoming increasingly dynamic, driven with its will to remove itself from the concept of the past that attracts it with great force, and by actually taking steps forward.

Fay Shin’s “painting” stands in the midst of such dynamism. Shin presented her new works through her second showcase as she participated in the 2022 Incheon Art Platform Artist Residency program. At Seawater and Lymphatic Fluid, Leaning on Transparency (Incheon Art Platform Project Space 3, May 31-June 26, 2022) shown in early summer, the artist presented an installation work of the same name that officially deals with space as a formal element of the work.

Project Space 3, which faces the alley (Sinpo-ro 15-gil) that crosses various buildings of the Incheon Art Platform, is a rectangular space that is about 1 meter in depth, with a white wall background and a glass façade. The artist went into this space, and stretched out sea water and lymph on cloth, spreading it out wide, draping it loose, twisting it and suspending it. The pieces of fabric, where artificial pigments and natural dyes left traces in random patterns, face the front in different ways. The viewer confronts these pieces of fabric through a glass wall, but the fabric pieces seem like actors, each absorbed in their own roles on the stage, hinting at some kind of movement. The movement is created in the two dimensions of material and action, and the audience takes in their afterimage from the other side of the transparent curtain.

To understand the afterimage of the movement, I would like to focus on water. In Seawater and Lymphatic Fluid, Leaning on Transparency (2022), water is a key concept and tool. Shin has constantly explored ideas of fluidity, duality, and internal and external faces through her work over the past decade, and even in such context, water is probably the most receptive matter. After all, water a borderless, flowing, transparent material itself!

The fabric in this work was made by the artist by coloring it with water-based pigments on light, loosely woven fabric. The artist's painting methodology, which connects the surface and color and gives it a three-dimensional structure again, has been applied here. The artist permeated various colors into fibers with slightly different textures, such as cotton, Tencel, poly chiffon, and rayon. Here, water is a space where acrylic, natural dye, and ink move, a vehicle for fine pigment particles, as well as a medium that transfers the patterns drawn by the particles into a fabric. It is a place and the action itself that allows for colors to move, stay, mix with other colors, and enable them to get to a place they can be expressed in a more stable manner.

In this process, the artist experiences a moment of “surrender.” The artist willingly accepts the situation in which the action of water leads to the artist's own actions and ultimately becomes the work itself. However, behind the clear wall, the artist assembles materials and traces of movement which are "too exquisite and sometimes too primitive to be a coincidence,” or the colors that spread and stain in different speeds depending on the properties of fabric, and by doing so, she creates a three-dimensional and spatial relationship.

Transparency is a mechanism that once again emphasizes that relationship. The thin curtains installed in the window gallery contain the colors and shadows of other curtains overlapped by the artist. The color of the curtain behind permeates the curtain in front of it. Depending on the angle and strength of the sunlight passing through the glass wall, the degree of transparency-penetration also changes. On the other hand, the barely visible, fragile-looking net hanging between the cloth adds another pattern and movement to the scene. When viewed from a distance, it is a faint line that contrasts with the colorful and intense curtains; when looked closely, it also functions as a net that adds a sense of sculptural spatiality by connecting to the flat plane of the curtain. There is an unfamiliar energy that is not revealed on the surface but grabs the space-situation. Perhaps the artist is trying to show various meanings of transparency by spreading abandoned fishing nets—the main culprit and symbol of marine plastic pollution—in "seawater and lymph fluid." Maybe this “unfamiliar energy” comes from the “horrifying” power of the receptive, clearly graspable aspect, like when transparency overlaps, as in transparent nets overlapped in transparent water.

As such, the material-action relationship the artist explored in Seawater and Lymphatic Fluid, Leaning on Transparency expands spatially in State of Mulberry, Colorox, and Acrylics (Incheon Art Platform Project Space 2, October 7-16, 2022). This work is based on the structure of previous works such as Water and Iron (2017) and Bones and Pools (2020)—which experimented with the method of factorizing the painting into the surface and the support and expanding each factor in terms of material and structure—but consists of a space itself where the viewer can enter the work and wander around within it. While the artist continues to work with the set up in Colors you can eat and sweat (2018) and Front and Back Side of the planet: Motility, Ion, Wave (2019) which incorporate into the work the process of settling cloth-surface in space-structure, Shin actively invites the viewer to completely immerse themselves this time in State of Mulberry, Colorox, and Acrylics (2022). If her painting is a world composed of flesh and bones, the viewer of this work would be in the imagined organization-space created in the entanglement of flesh and bones.

The artist presents a guide to enter that world through “what ifs” and questions. "What if one’s body expands infinitely; What if one’s body becomes transparent and flexible; What if one is stained in colors and patterns; Can the liquid flowing under the skin be felt?" At this point, we cannot help but look at the niche of the body in Shin's painting. The body is a metaphor for her painting itself, and it is already evident in the title and structure of her work. However, we feel drawn to that which nourishes the rhetoric, that is, the notion that sees the body as a site where various interactions occur, and the capacity to create another body while being formed through interactions with the surroundings.

Here, I think of a body that continues to move, modify, and settle with the possibility of movement. As a kind of territory to which a species is bound and a place where complex events occur in conjunction with the surrounding environment and “re-writing” takes place, this “nest" is perhaps in the process of becoming something and a power-state-action that creates something itself. It could be any action or any form. It might be a subject with will, or a phenomenon created by factors that are complexly entangled and influence each other. Or it could be both. This vague and undefinable power can be understood as the potential of creation, where they stay alive through entanglement with each other.

State of Mulberry, Colorox, Acrylics is a patchwork recording different materials and their interactions. The large sheets that obliquely cross the exhibition space hang in the air in unspecified open forms as if they are swept away by swirling waves and are moving constantly. Sheets tinted with the greenish hues of mulberry dye lean against the wall or flow down from the ceiling. Surfaces are stitched with structures that are almost three-dimensional, and the comfortable colors produced by natural dyes and the clear and cheerful energy of acrylic pigments mix and move together. In addition, the artist constructs a surface where conflicting elements like dyeing and bleaching, adding and subtracting, and wetting and burning coexist by emphasizing traces of intense chemical action, such as oxidizing the colored fabric in sodium hypochlorite again.

Shin's two works shown in Incheon are a process in which individual materials, invited by the artist, form a multi-layered relationship to form some kind of form. The artist has only unfolded a body that is created by autonomously and actively mixing nature and man-made, pure and synthetic, action-effect, and internal-external. Only when we encounter the body can we detect the artist’s breath, the flow of water, and the shaking of the atmosphere. We, or each of our skin, touches the affect that actively occurs and spreads in the nest of becoming where Shin’s senses are entangled with reverie of matter, as Bachelard would have said, or the sense of vitality that transcends the perception and will of the creator and viewer.

References
Alaimo, Stacy. Bodily Natures: Science, Environment, and the Material Self. Translated Yoon Joon and Kim Jong-gap. Seoul: Green Bee, 2018.
Bachelard, Gaston. “Une rêverie de la matière,” Le droit de rêver. Paris: Les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1970.
Barad, Karen. Meeting the Universe Halfway: Quantum Physics and the Entanglement of Matter and Meaning. Durham, NC: Duke University Press, 2007.
Bennett, Jane. Vibrant Matter: A Political Ecology of Things. Translated by Moon Seong-jae. Seoul: Hyunsilmunhwa, 2020.
Institute of Body and Culture. New Materialism: Behavior of Body and Actions [신유물론 입문: 새로운 물질성과 횡단성]. Seoul: Philosophic, 2022.
Koo, Kyung Ah and Park, Seon-Uk. “A Review of Ecological Niche Theory from the Early 1900s to the Present,” Korean Journal of Environment and Ecology. Vol. 35, No. 4 (2021): 316-335.
Moon, Gyumin. Introduction to New Materialism: New Materialism and Transversality [in Korean]. Seongnam: Second Thesis,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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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Yujin is independent curator and writer. She explores the relationship between contemporary art and social conditions, and the dynamics of material and effect of senses in art practices. She is also interested in creative curating and establishing ethical systems as knowledge production activities. While and after serving as a curator at national and public institutions, Moon has organized more than twenty exhibitions and academic programs both at home and abroad. Since 2011, Moon has been running a curatorial collective The Written Hands.